처음 시작하는 초음파 길잡이:레지던트,임상검사기사를 위한 > 영상의학과

역자인 제가 초음파 탐촉자를 처음 잡아본 것은 1996년 레지던트 1년차일 때였습니다. 초음파실 근무 바로 전날 2년차 선배한테 1-2시간 스캔 방법을 사사받고 그 다음날 곧 바로 중앙초음파실 담당으로 투입되었습니다. 저의 첫 환자는 비만하신 분이어서 아무리 탐촉자를 있는 힘을 다해 눌러봐도 간은 물론이고 신장조차도 잘 잡히지가 않았고 결국 복부초음파 검사 하나 하는데 30분 이상 소요된 적이 있었습니다. 온몸이 땀에 젖어 초음파실 담당 간호사한테 눈총을 받으며 첫 초음파 검사를 끝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영어 원서로 된 초음파 관련 서적이 몇 권뿐이었고 그마저도 스캔방법 등 기술적인 문제를 다루는 책이 아니라 질환별 소견 위주의 책이어서 몇 주간 술기를 익히느라 고생한 기억이 납니다. 그러던 중 ‘고려의학’출판사의 최병진 사장님을 우연히 알게 되었고 쉽게 익힐 수 있는 초음파 교본을 출판하기로 의기투합하고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동경 시내의 여러 의학서점을 돌며 참고자료를 구하던 중 일본 출판사의 초음파 교본을 보게 되었고 그 내용이 매우 알기 쉽게, 술기 위주로 짜여진 것을 보고 방향을 급선회, 번역서를 출판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첫 번역서가 2001년 출판된 『Standard 복부초음파 진단』이라는 책이었습니다. 당시 초음파 교본이 국내에 전무한 상태여서 이 책은 꽤 인기가 있었고 지금도 많이 팔리는 책입니다. 당시 저는 아직 레지던트 신분이어서 재일동포소아과 교수이신 조자연 선생님의 이름을 빌려 출판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후에도 여러 초음파 관련 책을 번역 출판하였고 2011년에만 벌써 『전신 초음파의 핵심기법(고려의학 출)』, 『부인과 초음파매뉴얼(고려의학 출)』등을 번역 출판하였고 올해 마지막 달에 마침내 이 책을 탈고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책은 특정 영역에 관한 초음파 책이라기보다는 초창기에 출판했던 『Standard 복부초음파 진단』과 비슷한, 초보자를 위한, 지금 당장부터 초음파 검사를 시작하려는 의사나 기사의 분들을 위한 초음파 검사의 기초와 여러 영역의 검사법에 대한 기본과 대표적인 질환 등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책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책과 다른 이 책만의 특징은 ‘upgrade되었다’는 점입니다. 이전에 출판된 책과는 달리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영역, 즉, 산과 영역, 소아과 영역, 응급의학 영역, 정형외과 영역뿐만 아니라 피부과 영역까지 포괄하였고 한때 주목을 받았던 ‘조영제초음파검사’까지 그 내용이 더욱 풍부해졌습니다. 결국 이 책을 보면 초음파의 발전을 몸소 확인할 수 있으며, 현재 아주 다양한 영역에서 초음파 검사가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이 책의 출판을 위해 바쁘신 중에도 도와주신 최병진 사장님과 하교수님, 편집실의 유혜승 실장님 이하 편집실 직원 분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이 책이 초음파 검사에 종사하는 의사나 기사 분들에게 유용하게 이용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

노기서